아침에 동네를 한 바퀴 거닐었으나 날씨가 찌뿌듯하니 햇볕이 없어서 다시 이웃 동네
우뚝 솟은 산에 오르기로 작정하여 8마일을 운전하였다. 걷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평
소 두 차례 교회에 들리는 길에 이 산에 하이킹 겸 가벼운 등산을 한다. 더워서 땀을
흘리면서도 가슴을 풀어헤치면 산바람이 시원하여 좋고, 오늘처럼 덥지 않아도 오르
다 보면 땀이 나기는 하나 역시 시원하니 상쾌하다. 그뿐 아니라 산행 중에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도 다스린다.
동네를 돌아 걷기 시작하자 두 여성도 우리와 다른 방향이라 비켜 걷기에 바쁘다. 그
들이 시야에 들자, '굿모닝'했더니 아내가 하는 말이, 그들은 무심코 지나는데 무슨
'굿모닝'이냐며, 핀잔을 준다. 상대가 자기들 대화에 바빠서 미처 응대하지 못하거나,
안 하더라도 나는 습관적으로 만나는 이에게 항상 인사한다. 상대가 알아차리고 미소
지으면 그 자체 나의 기쁨이다. 어떻든 마주치는 사람에게 간단한 인사말로 상대가
즐거우면 그 반응을 보는 나도 즐겁다. 여기에 물질적 타산은 절대 없으나 이렇게 사
는 것이 즐거운 생활의 기본이다.
오늘 아침 식사 후 간단한 산행을 하면서도 사람이 살아가는 자세를 곰곰이 되짚어보
았다. 우선 당면했던 인터넷 게시판을 떠올리게 되었다. 일반 토론장도 드나드나 자
기 마음에 들지 않는 얘기에 대응하여서는 다짜고짜 욕지거리부터 쏴댄다. 어찌 이렇
게 꽉 뒤틀린 사람들이 많은지 속이 쓰리다. 왜들 그러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제 속을
시원하게 하려고 남에게 화풀이하는 꼴이니 이게 정상적인가? 지나가는 사람이 마음
에 거슬린다고 걷어차는 못난이지. 그렇게 불만으로 생을 마감하려고 저지른 작정인
가? 가련한 군상이여.
또 교계 게시판에서도 정도 차는 좀 있다고 봐야 할지 모르나 까칠한 신자들, 더구나
장로나 원로 목사도 있다. 아주 절친한 친구가 이미 사별하였으나 그가 남긴 귀한 말
한마디는 '좋은 말만 하고 살아도 짧은 인생이다.' 였다. 이 말이 지금도 귓가에 맴돈
다. 그 친구는 아주 귀중한 좌우명까지 남겨준 훌륭한 친구다. 그러니 좋은 말이 없으
면 침묵이 차선책이다. 더구나 자기에게 한 말도 아닌데 끼어들어 난타하는 건 자신
에게 득이 되는가? 그렇다고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기를 바라는 투로
남의 얘기에 끼어들어 감화를 주지는 못할망정 상처를 주는 무리가 같은 교인인 데는
정말 정나미떨어진다. 그렇게 늙도록 뭘 보고 살아왔는지 딱하다.
어느 사람을 마음에 둔 게 아니라 교계 인터넷을 뒤지고 나름대로 얘기를 늘어놓다
보니 별사람 다 겪는다. 그렇게 교회에 다니면서 많은 성경 구절을 입버릇처럼 뇌까
려도 그 인생은 빈 깡통이다. 그러기에 일반인이 '예수쟁이'라고 조롱한다. 특정 교파
에서는 다른 교파와 성경 논쟁에 대한 시나리오가 있어서 논쟁에 밀리면 동지들을 몰
고 와서 패 논쟁을 한다고 정확하게 들었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 왜? 우리
끼리만이라도 서로 본이 되는 언행을 진정 원한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남에게 상처
를 주는 버릇도 인정해야 하나?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야한다?
오늘 이러다 보니 돌아갈 길에 접어들었다. 상대가 기쁘고 즐거우면 본인도 덩달아
행복한 하루가 될 것이다. 이렇듯 누구나 심성이 순해야 할 텐데.
정말 정나미떨어진다
내용 가운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