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교 동창이 두 달전에 "Band"에 가입하라고 연락이 왔다.
회원 등록을 하고 창에 들어가니 어렴풋이 기억나는 이름들이 많이보였다.
친구라고 부르지만 사실 한 학년에 600명 이상이었고 그 당시에는 대학입시준비가 우선 목표라
친구 같은 친구는 몇명되지 못하였기에 글을 올려 45년 동안의 나의 소식을 선뜻 알리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한국에 거주하는 친구들이 자기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올리면, 그것이 무슨 주제든간에
서로 댓글을 올리고 사춘기 소년들마냥 히히덕 거리는것을 보면 자주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같았다.
그 중에서 30이 넘어 미국으로 이민온 한 친구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어린 나이에도 주관이 뚜렸해서 그런지 옆에서 어울리는 친구가 없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두 달이상 매일 올리는 글을 통해 그동안 그는 언어학박사에 신학교에서 강의까지 했다고
하니 꽤 아는것도 많을것이고 소위 꼰대(?)같은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어느날 짓궂은 한 친구가 하나님에 관한 농담조의 글을 올렸는데, 이 꼰대친구가
버럭 화를 내며 하나님의 성호를 함부로 쓰지 말라고 경고문을 올리자 말자,
순간 몇명의 무신론자인 친구들에게 몰매(?)를 맞게 되었다.
그 다음날 이 꼰대친구는 많은 친구들의 만류에도 무릅쓰고 사요나라를 고했고
그 후, 아무런 소식을 들을수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근처 어느 대학의 언어학과 교수라는데
마음만 먹으면 만날 기회를 가지겠지만, 무슨 말을 해야하나 잠시 엉뚱한 고민을 하였다.
삼개월전 한국 모 신문에 한국에서는 다르다라는 표현을 틀리다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나와 다른 의견은 틀리다라고 생각함으로서
일치의 양보와 고려도 없다는 것이다. 그 뿐아니라 의견 차이가 발전하여 대화 단절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 굴찍한 선을 그어버린다고 한다.
민초스다를 매일 방문하는 눈팅객으로 몇년이 지나면서 느낀것은 이 곳은
옆동네보다는 훨씬 진보적이고 개방적이라 생각한다.
그런데도 몇몇분들의 글은 자유게시판을 멍들게하는 언어 폭력을 거리낌 없이 휘두르고 있다.
문화적인 차이인가? 아니면 예수를 잘못믿어서인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