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을 간 후에도 여전히 공부하고는 담을 쌓았지만
국어와 영어는 공부를 억지로 하지 않았어도 이상하게
상위권 (1,2, 3 등을 오르내리는) 을 맴돌고 있었던 것이
당시의 특이한 일이었다.
중학교 일학년 내내 ABC 알파벳도 외우지 못하고 쓰지도
못한채 전학을 와서 이학년과 삼학년 영어는 유 정식 목사님
(그 당시에 교목과 영어 교사를 겸임) 에게서 정식 (?) 으로
배웠다고 할까.
그분이 가르친 영어가 Gateway to English 이고
삼학년 시절에 배웠던 내용중에서 한토막이 아직도
기억하는 부분이 있다.
Smile please!
제발 웃어주세요!
A smile is worth unaccountable wealth and yet we can give dozens away every day for nothing.
웃음이란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녔잖아요. 그러나 우린 그것을 아무 보상도 바라지 않고 매일 수없이 띄어 보내지 않나요.
나는 빨리 자라고 성장이 멈추는 체질이었는지 그때 덩치가 어느정도 작은편은 아니어서
노동을 하고 싶어하는 나에게 비록 어리지만 야경을 돌게하는 특권 (?) 을 주었고 야경을 돌기 시작했다.
밥 열두시부터 새벽 두시까지가 내가 일하던 야경시간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야경이라는 노동이 대학 삼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갈때 까지 이어졌고 나는 그래서인지 성장 호르몬이 충분히 나와야 하는 밤시간에 일을 하므로
동생하고는 상당히 크게 키 차이가 난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고 얼마후에 내가 교사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당시의 여기숙사 도방장이던 김 아무개 선배님이
들어와서 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생생하게 나누고 문을 나갔는데 갑자기 지금은 방학이고 모두 다 집으로 돌아갔다는 생각에
정신이 바짝들은 내가 곧바로 쫓아갔지만 그 선배는
어둠속에서 말없이 걸어가다가 운동장 한가운데서 모습이 사라지져 버린 그 일은 지금도 풀리지 않는 수수꺼끼로 남아있다.
신체적으로 몽정이란 것을 경험하게 되었는데 잠이 깬후에 뒷맛이란 너무나 요상하고 당혹스러웠기에
내 두 아들이 그 나이가 되었을 때 일부러 불러다가 그런일이 있으면 당혹하지 말라고 일러주기도 했었다.
그리고 여름방학중에 내 목소리가 낮고 굵은 베이스성 바리톤으로 변성이 되고
그 탓에 고등하고 이학년이 주축이 된 학교 찬양대석으로 중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올라가기도 했다.
변성이 되기전에는 어머니로 부터 음정이 정확하기 않다고 자주자주 야단을 맞기도 했는데 변성이
되면서 부터는
음악에 관심이 생기고 음악활동을 활발하게 시작했던 것 같다.
그 시절부터 고등학교 이학년 까지 조 문양선생님이 음악 교사이셨는데 나중에 그 인연은 V.O.P. 합창대로 이어지고
지금의 아내를 꼬시기 위해
두오데타로 내가 배신을 때리고 옮겨가기 까지 나의 음악인생을 믿어주고 도와준 잊지 못할 인연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아마도 앞으로의 글중에서 내 인생의 나그네 길에 방황하던 한 어린 영혼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준 분들과
끌어준 이들과 정신세계의 특별한 의미를
남겨 주신 은인들을 회고하는 글들도 쓰게 될것이다.
어찌 내가 아무리 홀로 방황을 했다고 내 혼자일 수 있겠으며
어찌 내가 혼자서 살아왔다고 볼멘 소리 허공에다 질러도 그 메아리는
오직 한개의 소리로만 돌아 올것인가.
내 인생에 크고 작은 징검다리가 곳곳마다 놓아져 있어서 건너올 수 있는
인생의 여정이기에 내가 아닌 내 주변의 그 징검다리들은 다 예수가 보낸 사람들이라
지금은 그리 믿고 산다.
참 많은 예수를 만나고 살았다고!
이런날에 어찌 내가 그리도 좋아하는 한 시인의 시 한수를 소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젯밤엔 눈이 내렸다.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추어 서서
이곳이 누구네 숲인지 나는 알 듯도 하다
그러나 그는 마을에 있어
내가 여기에 와 멈추어 서서
눈 덮여가는 숲을 보는 것을 알지 못하리라.
내 작은 조랑말은 뭔가 이상해하네
가까운 곳에 농가도 없고
얼어붙은 호수뿐인 깊은 숲에 와 멈추어 선 것을.
일년 중 가장 그윽히 어두운 날 저녁에
조랑말은 방울을 한번 짤랑거려본다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듯이
그 외의 다른 소리라고는
숲을 쓸어가는 부드러운 바람과 하늘거리는 눈송이뿐.
숲은 아름답고 저물었고 깊은데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어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로버트 프로스트 (Robert Frost 1874∼1963)
그렇다 그 지켜야 할 약속
아직도 가슴에 있는 소중한 약속은
이젠 야생마가 아니고
주인의 수레에 묶여있는
조랑말의 귓가에
짤랑거리는 방울 소리다.
가야한다
그리고 가고 싶다
그 약속을 지켜야 할 사람들 속으로…
사모님에 대한 이야기 한토막이 생각 남니다.
"처음 인사 왔을때 삐쩍 마른 아가 삐닥구두을 신고 인사 왔드라 .
마~ 아 나 잘 낳을까 했는데 손자가 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