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당시 ‘충돌’ 의혹이 제기됐던 침몰 관제 레이더의 이상 물체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4일 최초 공개한 해경 비행기(고정익) CN-235 영상과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레이더 영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세월호 급변침 당시 8시52분 경부터 나타나는 의문의 물체를 세월호에서 쏟아진 화물로 추정했다. 

해경 비행기 CN-235호기는 출동 명령을 받고 9시 33분경 사고 현장에 도착했으며 기체 하부에 설치된 영상카메라로 사고 현장 주변을 촬영했다. 

정 의원은 “그동안 공개됐던 123정에서 휴대폰 촬영한 동영상이나 헬기 4대에서 촬영한 영상이 구조 장면과 세월호 선박 장면을 주로 보여주는 데 반해 이번 공개한 영상은 세월호 침몰 주변을 비교적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영상을 분석한 결과 “세월호 선체 주변에 떨어진 수많은 낙하물을 볼 수 있다”며 “세월호에서 낙하한 부유물은 대부분 선체 외부 데크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와 철근 등으로 9시30분 이후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표류된 모습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4월 15일 인천을 출발한 세월호 외부 데크에는 10피트(약 3미터)짜리 컨테이너 화물 45개와 철근·철파이프 등 380여톤이 실려 있었다”며 “세월호가 8시50분 급선회 후 갑자기 선체가 기울면서 고박하지 않았던 외부 화물이 대거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정진후 의원실
 

정 의원은 “9시37분경 도착한 123정이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세월호 외부데크에 남아있던 화물은 컨테이너 17개와 일부 철근 파이프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당시 세월호가 급히 기울면서 한꺼번에 쏟아진 컨테이너 개수는 28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컨테이너 표준 규격은 20피트와 40피트 짜리인데 세월호는 변형된 1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사용하면서 선체 고박 규격과 맞지 않아 고박 차제를 하지 않고 선체 외부 데크에 쌓아둔 것이 세월호가 급변침하면서 바다로 떨어졌다”며 “이것이 레이더에 ‘이상 물체’로 잡히면서 세월호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세월호 침몰 원인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암초 등을 비롯한 미상 물체와 접촉으로 인한 충돌 의혹이 제기돼 왔다. 특히 정 의원의 주장만으로는 레이더에 잡힌 이상 물체가 컨테이너라고 확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신상철 민주실현시민운동본부 대표는 “레이더 영상 속 물체가 컨테이너라고 하기에는 너무 크고 특히 배가 45도 가량 기운 당시 장면을 보면 선체 좌우현 모두에 물체가 있다”며 “배가 좌현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에 좌현 쪽 물체를 컨테이너라고 해도 우현 쪽 물체를 컨테이너라고 설명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세월호 피해 가족 일부와 신 대표는 지난달 2일 세월호 전복 전 사고 여부와 암초 등과의 충돌 가능성, 선체 내부 폭발 여부 등도 확인해야한다며 세월호 선체 증거 보전을 위한 진정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