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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은 소유인가 존재인가?

교회에 나간다거나 예수를 믿는 이유는 구원을 받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전도할 때도 대개는, 예수 믿고 구원받으세요, 한다. 그런데 구원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는, 즉 그것의 본질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구원이 무엇인지 다 알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예수 믿으면 죄 용서받고 죽어서 천당 가는 것이 곧 구원이지 뭐 다른 게 있겠느냐는 식이다. 이 말이 모범답안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그런 교리문답식의 대답에 머물지 말고 그 안에 그것이 타당하게 인정될만한 내용을 담아내도록 해야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 기독교의 교리는 결국 형해(形骸)화되고 말 것이다.

우리들은 대개 일상적으로 살아가면서 모든 대상을 소유할 수 있는가, 없는가, 라는 기준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인지 구원문제도 역시 늘 이런 식으로 접근한다. "구원 받으셨나요?" 흡사 월드컵 입장권을 예매하듯이 구원을 소유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구원문제가 배타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구원받은 사람과 못받은 사람으로 구분된다. 예수 당시에 바리새인들이 죄인과 의인을 구분하듯이 말이다.

기독교적 구원의 본질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으로서 일단 그것의 존재론적인 성격을 파악하는 게 좋을 듯 싶다. 이렇게 질문해보자. 사랑을 소유할 수 있을까? 나만 사랑할 줄 알고 남은 사랑할 줄 모르나? 사랑은 우리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어떤 대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능력으로 우리 인간을 통치하는 존재 자체다. 이 세상에 어느 누구도 사랑을 소유하거나, 더더구나 독점할 수 없다. 구원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에게 임박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그래서 그 나라에 참여하는 것이 구원이라고 한다면 아무도 그것을 소유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길 수 없다. 우리 인간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 불러일으키는 생명 사건이기 때문에 우리는 단지 그 세계를 향해서 마음을 돌릴 뿐이지 소유하는 게 아니다.

현대인들이 이렇게 모든 것을 소유의 문제로 생각하게 된 이유는 이 세상을 지나치게 주관과 객관의 대립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데에 있다. 반드시 그 사람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코기토 에르고 숨"(나는 생각하므로 존재한다)는 명구를 남긴 데카르트 이후로 서양 사상은 주관적으로 사유하는 인간에게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사유하는 주체로서의 "나"가 강조됨으로써 한편으로는 정치적, 종교적 억압으로부터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타인과 자연을 철저하게 대상화함으로써 결국 주관과 객관의 대립관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런 대립적인 관계로 인해서 인간은 자연을 소유하고 정복하고 이용할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것이 곧 모더니즘의 근본적 성격인데, 어찌된 일인지 신앙의 세계까지 지배하고 말았다. 구원을 소유의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말이다.

구원을 소유의 차원에서 생각하게 되는 경우에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첫째는 경쟁구도이다. 백화점에서 한정된 숫자의 물건을 특별 할인 판매하는 경우에 고객들은 체면이고 뭐고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남보다 앞줄에 서려고 기를 쓰는 것처럼 기독교의 구원도 자칫하면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서 그 본질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그것을 획득하기 위해서 지불되어야 할 인간 업적에 대한 강조이다. 상품을 획득하려면 돈을 지불해야하듯이 구원을 받으려면 무언가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이 소유지향적 구원론에 개입될 수 있다. 물론 겉으로는 값없이 은혜로 구원을 얻었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종교적 대가를 지불해야한다는 의식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셋째는 구원 사건의 수행(修行) 성격이 약화된다. 일단 돈을 주고 고급 승용차를 구매한 다음에는 이미 자기 소유가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기독교인이 구원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구원(진리)의 세계를 향한 치열한 자기정진은 불필요하고, 단지 종교형식에만 매달릴 가능성이 있다. 본질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되고 비본질에만 정성을 쏟는다는 말이다. 흡사 사이비 음악가가 음악 자체에 대한 관심은 버려두고, 단지 자기 음악을 상품으로 만드는 일에만 마음을 두듯이 말이다.

구원을 소유가 아니라 존재의 차원에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이제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오직 하나님에게만 마음을 두고 살아갈 수 있다. 교회 공동체도 역시 서로간에 공연한 경쟁심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게 된다. 가장 좋은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다른 것은 기꺼이 포기하고 그것 자체에만 마음을 집중시킬 수 있듯이 말이다(마13:44-46).
  • ?
    fm 2012.01.21 04:20

    Amen!

    구원/ 사랑 - 결코 소유가 아닌 자유의지에서 출발된다고 믿습니다.

    님의 글 계속 올려주시기 바라며, 출현을 환영합니다.

    해피 사바스

  • ?
    지경야인 2012.01.23 19:46

    " 종교형식에만 매달릴 가능성이 있다. 본질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되고 비본질에만 정성을 쏟는다는 말이다."

     

    구원관에 대한 글이 참

    찰떡처럼  맛있습니다

    그런데 한입밖에 먹지않아서

    감칠맛은 있는데 배는 부르지 않습니다.

    형편 닿는다면 계속 관련글을 올려주시길 바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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