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대화 막히면 '법대로 하세요' 말 하는 공무원…그러지 않았다면 세월호도 쉽게 끝났을 것"




"박 대통령, '위로한다' 한 마디 해줬다면…"

[인터뷰] 판교 사고 유가족 대표 한재창 씨

여정민 기자, 선명수 기자 2014.10.23 11:03:49

 
자신도 아이 셋의 아빠다. 아내의 하나뿐인 동생도 아이 셋의 아빠였다. 지난 17일 이데일리가 주관한 '제1회 판교테크로밸리 축제'를 보던 처남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이후, 한재창(41) 씨는 "처남에게 자신이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장례식장을 찾은 공무원에게 유족들 연락처를 달라고 하고, 유족들을 한 자리에 모아 요구를 정리하고, 유가족 대표로 협상을 벌이기 시작했다. "잘 해도, 못 해도 욕 먹는 일을 왜 하려 하냐"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에도 "내가 가족으로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답했다. 처남의 발인 때도 한재창 씨는 합의 내용을 밝히는 기자회견장에 서 있었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일로, 정신 없는 닷새를 보낸 한 씨를 22일 만났다. 본인 스스로도 처남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한재창 씨는 <프레시안>과 만나 보상 협상 과정과, 빠른 합의가 가능했던 이유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보상은 하겠다면서도 유족을 앞에 놓고 경기도·성남시와 '책임 공방'을 벌이는 이데일리 측을 보며 불편한 마음을 누를 수가 없었단다. "안 되면 법대로 하세요" 한 마디 하고 입을 닫는 공무원을 보면서 한 씨는 세월호 사건이 6개월이 지난 오늘까지도 풀리지 못하는 이유를 보았다고 했다. 비록 진통 끝에 합의에는 이르렀지만, 모든 비용 문제를 감당하기로 한 이데일리가 약속을 성실하게 지켜줄지 불안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빠른 협상 타결'이 가능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세월호' 얘기를 꺼냈다. "우리도 그런 상처를 (그렇게 오래) 짊어지게 될까 두려웠다"는 것이다. 

인터뷰 마지막에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한 씨는 "안타까운 참사에 대통령이 한 마디 애도라도 표현해 주실 수는 없었을까"라고 말했다. "직접 와 달라고는 못하지만, 진심으로 위로한다는 한 마디를 해줬다면 유족 입장에서 힘이 됐을 것 같다"고 그는 토로했다. 

다음은 이날 진행된 한재창 씨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지난 17일 벌어진 판교 사고의 유가족 대표인 한재창 씨. ⓒ프레시안(최형락)

▲지난 17일 벌어진 판교 사고의 유가족 대표인 한재창 씨. ⓒ프레시안(최형락)



"6살·5살·3살 아이들, 죽은 아빠 볼 꼬집으며 '일어나'라고"

프레시안 :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대책이 쏟아졌는데, 다시 이번 안타까운 사고가 터졌다. 가족을 잃은 입장에서 충격이 컸을 것 같다. 

한재창 :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처음 접했다. 그때까지는 처남 소식은 전혀 몰랐다. 환풍구 밑으로 사람들이 추락했다면 인명 피해가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처음엔 사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나 올해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도, 온 국민이 마음 아파하지만 그래도 나의 일은 아니니 한 단계 거리를 두지 않나. 이번에도 그런 안타까운 참사라고만 생각했는데, 밤에 장모님께 연락을 받았다. 제가 일하는 청주에서 판교로 향하면서도,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니까 믿기지 않았는데…. 인터넷 뉴스에 희생자 명단이 뜨는데 우리 처남이 사망자 명단 가장 위에 있더라. 모든 유족들이 마찬가지였겠지만, 믿기지 않았고, 믿고 싶지 않았다.

저도 아이가 셋이지만, 처남도 아이가 셋 있다. 아이들이 아직 여섯 살, 다섯 살, 세 살 밖에 안 된다. 아빠의 죽음이라는 게 이해되지 않을 나이다. 처남 입관식을 할 때도 애들이 아직 어려 철이 없다 보니, 아빠 볼을 꼬집고 어서 일어나라고 아빠한테 매달리고 하는데….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든 살겠지만, 남은 아이들이 가장 걱정이다. 제가 유족 대표라고 나서서 저로서도 처음 겪는 이런저런 이들을 진행한 건, 어떻게 보면 처남에게 보내는 매형으로서의 마지막 선물이고 약속이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동생처럼 지내던 사이라, 사실 제가 처남을 처남으로 안 부르고 '철이'라고 이름을 부를 만큼 친했다. 태양열 사업 쪽에서 일하는 촉망받는 인재였는데…. 아직 믿기지 않는다. 

"대화 막히면 '법대로 하세요' 말 하는 공무원…그러지 않았다면 세월호도 쉽게 끝났을 것"

프레시안 : 사고 발생 후 나흘, 57시간 만에 보상 합의가 마무리됐다.  다른 사례들과 비교해 볼 때, 매우 빠른 타결이었다. 

한재창 : 사실 유족들 입장에선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유족들도 상처를 받고 국민감정도 분열되지 않았나. 세월호 유족들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까지 하고 계신데 해결이 안 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그런 상처를 계속 짊어지게 될까 두려웠다. 

어떤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걸 제대로 대처하는 국가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세월호 참사도 이렇게까지 장기화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저희도 하루아침에 유가족이 돼 논의를 하는데, 높은 분들 중 어떤 분은 정말 말 그대로 ‘공무원’이었다. 뭔가 잘 풀리지 않으면 “안 되면 법대로 하세요” 한 마디 하고 빠져 버린다. 공무원들은 융통성이 너무 없고 막는 게 너무 많다. 융통성을 결정지을 주체는 또 위로 올라가야한다. 세월호 유족들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분노하고 실망하지 않았을까. 그러지 않았다면 세월호도 쉽게 끝날 수 있었을 것이다. 

저희 유족들 입장에선, 솔직히 이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특히 보상에 관한 부분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아무래도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선, 돈 이야기가 오가다 보면 ‘돈 받으려고 이러느냐’는 얘기도 나올 수 있지 않나. 하지만 가족을 잃은 것을, 사람 목숨을 어떻게 돈으로 얘기하나. 

피붙이의 죽음만으로도 너무 힘든데, 더 큰 상처를 안기 전에 이슈를 빨리 ‘클로즈’ 시키고 싶었던 면도 있었다. 또 개인적으로는, 이번 합의에서 유가족들이 일부 양보하더라도 일종의 좋은 모델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합의안 서명만 하면 되는데, 이데일리가 주최기관 책임 명시 요구를 꺼내 들어"

프레시안 : 결과적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뤘지만, 과정에선 고비가 여러 번 있었다고 들었다. 

한재창 : 사실 유족 입장에선 행사 주최 측이 어디인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 않나. 논란이 많은데, 경찰조사로 밝혀질 부분이지 유족들이 나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일단 장례비 등 비용 문제를 이데일리 쪽에서 지급을 해주시고, 유족들을 그 갈등에 끼어 넣진 말아달라고 부탁을 드렸었는데 한 번 고비가 있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수영 경기도 부지사와 협의는 원만하게 진행이 됐다. 유족들도 언성 한 번 높이지 않고 합의점을 잘 찾았다. 그 분들이 우리더러 “이 분들 드러눕고 시위할 수도 있는데 너무 착하다”고 할 정도였다. 어느 정도 얘기가 다 끝난 상태에서 이데일리가 합의안에 사인하는 일만 남겨 놓고 갑자기 공동주최 책임 공방을 꺼내들었다. 성남시와 경기도를 함께 보상 주체로 넣지 않는다면 합의할 수 없다고 나온 것이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도의적인 책임을 질 수는 있어도, 법적 책임을 질 이유는 없다고 반발하는 상황이었다. 이데일리 측 대표로 온 변호사는 "법적으로 하시든지 말든지 우리는 모르겠다"면서 뛰쳐 나갔다. 나중에 그 말이 유족이 아니라 경기도와 성남시에 한 말이라고 해명하긴 했지만….

사실 유족들을 앞에 놓고 꺼낼 논쟁은 아니었다고 본다. 다음날이 발인이었던 가족이 저희를 포함해 네 가족이었는데,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발인까지 마쳐서 장례를 끝낼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저희도 답답하니, 9시까지는 결론을 내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 얘기가 접점을 못 찾으니 이데일리 쪽에서 9시가 되기 전에 협의를 중단하고 나가버렸다.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발인 취소하고 기자회견하겠다고 했다. 10시 30분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는데 3분 전에 이데일리에서 다시 오셔서 재논의를 하자고 하더라. 그렇게 재논의가 이뤄지고, 최종 합의문이 나오게 된 것이다. 

"합의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이데일리, 약속 잘 지킬까"

▲한재창 씨는 "합의는 이뤘지만 합의가 제대로 지켜질지 많은 유족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한재창 씨는 "합의는 이뤘지만 합의가 제대로 지켜질지 많은 유족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합의문 내용이 대체적으로는 공개가 됐지만 구체적으로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재창 : 일단 이데일리가 장례비 2500만 원을 선지급 하기로 하고, 위자료는 8000만 원씩 받기로 했다. 또 이와 별도로 피해 배상금은 사망자 소득 기준 등 법에서 정하는 배상 기준에 따라 지급받기로 했다. 과실 비율도 기존에 나온 판례를 기준으로 미리 합의했다. 7:3으로 하느냐, 6:4로 하느냐, 5:5로 하느냐 말이 많았다. 유족들은 당연히 7:3을 원했지만, 쉽지 않았다.  

저희는 일단 재판까지 가서 힘들게 시간을 끌고 싶지는 않았다. 소송비도 부담이거니와, 한 번 소송이 시작되면 몇 년 동안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 아닌가. 대구지하철 참사가 12년 전의 일인데, 아직도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그 긴 시간 우리처럼 아무 것도 모르는 평범한 회사원이 법적 분쟁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협상 과정에서도 저쪽은 다들 변호사가 오셔서 하시는데, 우리는 변호사 한 명 없었다.  

당초 이데일리는 총액을 정해서 줄 테니 유족들에게 알아서 나누라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되면 더 상황이 복잡해진다고 봤다. 최악의 상황까지 가면 유족 안에서 다툼이 일어날 소지도 있지 않나. 그래서 법에서 정하는 배상 기준에 따라 합의점을 찾아 달라고 했던 것이고, 논란의 소지가 되는 주최 측 문제는 그쪽에서 알아서 풀라고 요구했다. 이데일리 곽재선 회장이 말한 장학재단 문제도 장학금이 아니라 학자금으로 분명히 해 합의문에 넣었다. 

프레시안 : 경기도와 성남시의 공동 주최 문제는 결국 경찰 조사로 공이 넘어간 상황인데, 오히려 이 문제에 대한 공방전이 정치 싸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한재창 : 저희들 입장에선 좀 불편한 일인데, 결국 그 문제는 경찰이 조사해 결론이 나올 일이다. 그래서 합의문에 별도의 문구를 통해 경찰 조사 결과 공동 책임이 인정된다면, 경기도와 성남시도 보상 책임을 나눈다는 내용을 넣었다. 그 논란은 결국 경찰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이라고 본다. 

사실 아직 많은 유족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일단 큰 틀의 합의는 이뤘지만, 사실 그 이후가 항상 문제이지 않나. 그래도 이데일리는 방송까지 가지고 있는 언론사니까, 정직하고 성실하게 해결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프레시안 : 합의문에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최소화 해 달라고 밝혔다. 탄원서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재창 : 경기과학기술진흥원에서 한 분이 자살하셨는데, 저희 유족들 입장에서도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다. 사실 그 분이 고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실무를 본 분이라고 알고 있다. 그 분 가족들은 이제 어떻게 하나.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은 앞으로 경찰이 할 일이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되 그 분처럼 안타까운 일은 없었으면 했다. 

"세월호와 판교 비교는 말이 안 돼…세월호는 특별법 필요하다"

프레시안 : 일부 언론에선 희생자들의 본인 과실을 지적하기도 한다. 유족들 입장에선 아픈 이야기겠지만, 그런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재창 : 변을 당한 분들 대부분이 인근 회사의 직장인이었다. 일부 기사나 댓글을 보면, 어떤 분들은 환풍구 올라간 사람들 본인 과실이라고 한다.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유명한 연예인이 근처에 온다고 하는데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한 번 쯤은 발걸음을 멈추게 되지 않나. 그 분들은 그렇게 발걸음을 멈췄던 그저 평범한 분들이었다. 심지어 그날 판교테크로 밸리 건물에서 행사 사실을 전하며 많은 참석을 독려하는 방송까지 나왔다고 하더라. 

또 현장에 가보면 누구든 알 수 있지만, 결코 올라가기에 높은 높이가 아니다. 명동 같은 사람들 붐비는 곳을 가보면, 지하철 환풍구가 인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곳도 있다. 사람들이 붐비는 비좁은 거리니까, 별 생각 없이 사람들이 그 환풍구 위를 걷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낮은 환풍구를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설치한 것이 문제인 것이다. 누구든 당할 수 있는 사고였다. 그런데 어떤 안전 장치도, 주의 조치도 없었다. 열 명 스무 명 올 걸로 예상하고 그 행사를 기획하지는 않았을 텐데, 누가 봐도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이 분명한 행사에 안전 요원 한 명 배치되지 않았다. 행사 진행요원들이 있었다지만 그 분들이 무대 위의 걸그룹을 보호하지, 관객들의 안전은 신경 쓰지 않은 것 아닌가. 그런 부분들도 많은 분들이 좀 고려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감사한 것은 함께 슬퍼해주시고 아파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사고 현장에 조화도 가져다주시고, 함께 울어주시고…. 어떻게 보면 남의 일 아닌가. 함께 슬퍼해주신 것만으로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프레시안 : 세월호 참사 발생 반 년이 지났지만, 보상 문제는커녕 진상 규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선 이번 합의가 비교적 빨리 마무리된 것을 두고 세월호 참사와 비교하기도 한다. 일부 언론에선 세월호 유족들이 ‘무리한 요구’를 해, 이번 판교 사고와 달리 해결이 늦어지고 있다고 유족들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한다. 어떻게 보나? 

한재창 : 세월호와 이 사건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는 너무나 큰 사건이었고, 국가적 재난이었다. 이번 판교 사고도 인재이긴 했지만, 세월호처럼 큰 국가적 재난은 아니지 않았나. 세월호는 당연히 특별법이 필요하다. 진상 규명도 일찍 됐어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 감정도 분열되고 유족들도 상처를 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 인터넷 댓글들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 저도 제가 유가족 대표라고 텔레비전에 나오고, 이런 일들을 접하게 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나. "환풍구 올라선 사람들이 문제"라는 얘기부터, 보상 노린다는 얘기까지…. 자신이 겪은 일이 아니니까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가족을 잃은 입장에선 참 아픈 얘기다. 세월호 유족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나라의 수장인 대통령, 안타까운 참사에 한 마디 애도라도 해줬다면…"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재창 : 유가족 대표로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세월호도 그렇지만, 이런 안타까운 참사에 대해 대통령이 한 마디 애도라도 표현해 주실 수 있지 않았을까. 단순한 교통사고로 사람들이 죽은 게 아니지 않나. 국정 운영에 바쁘실 테니 현장에 와 달라고는 말씀 못 드리지만, 진심으로 위로한다는 한 마디 정도 해주신다면 유족 입장에선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어쨌든 국가의 수장 아닌가. 그런 아쉬움이 개인적으론 있다.  

하루아침에 유족이 되어서 며칠 동안 이곳에 있다 보니, 평소엔 만나볼 수 없는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들을 많이 만났다. 그 분들이 처음에 하는 말씀이 "제 책임입니다. 제가 반드시 책임지겠다"고 한다. 그런데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나중에 단서가 붙는 게, 책임은 지겠지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 지겠다고 한다. 그 얘기는 결국 책임지지 않겠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사실 정치를 하는 분들이 다들 비슷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 

대구 지하철 사건이 있었고,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 저희가 장례를 치르던 날엔 성수대교 참사 20주기이기도 했다. 그런 사고는 절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하지만, 행여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 

사고 첫날 장례식장에 있는데, 공무원 두 분이 와서 "뭘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데 정말 막막했다. 그 분들에게 오히려 제가 "뭘 도와달라고 해야 할까요?"라고 물을 정도였다. 그렇게 정신없이 지난 5일을 보냈다. 또 다시 이런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혹시라도 이런 일이 벌어지더라도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 및 수습 시스템이 잘 마련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그런 좋은 선례를 만들고 싶었다.  

▲ "세월호도 그렇지만, 이런 안타까운 참사에 대해 대통령이 한 마디 애도라도 표현해 주실 수 있지 않았을까." 한재창 씨의 말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세월호도 그렇지만, 이런 안타까운 참사에 대해 대통령이 한 마디 애도라도 표현해 주실 수 있지 않았을까." 한재창 씨의 말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
    김균 2014.10.23 00:57

    이 사람

    기다릴 것 기다려라

  • ?
    장백산 2014.10.23 03:52

    물고 늘어질 것을 늘어져야지 >>>

    국가 원수가 그렇게도 한가해서

    개개인들의 문상까지 신경을 써야 한단 말이던가?

     

    그렇게도

    사사건건

    국가 원수인 대통령만을 물고 늘어지는가?

     

    국가와 국민의 안녕은

    각자 백성(국민)들 스스로가 법질서를 잘 지키는데서

    평안 과 안녕이 보장되질 않겠는가 ?

     

     

  • ?
    장백산 2014.10.23 03:59

    사고(事故)의 원흉(元兇)

    탐욕(貪慾)스런 백성(국민)들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1976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8283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5205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7091
9295 안타깝다. 삼육대학에 등장한 친北左파( 멸망 길에서 돌아서시길 바라며 글 올림 ) 수정 추가 카스다 2014.10.23 571
9294 조재경 목사님을 생각하며...... 1 카스다 2014.10.23 630
9293 계시록 11장 1절과 은혜의 시기 9 운혁 2014.10.23 430
9292 Amazing Goal of The Year 2013 TOP 50 Goals | 세계를 경악시킨 골 3 축구는인생이다 2014.10.23 489
9291 믿음의 신실한 김 운혁 형제님에게 ------------ 11 박 진묵 2014.10.23 482
9290 내 아들 다리가 부러지는 것 보니 축구는 야만이다/예언님 8 김균 2014.10.23 504
9289 2010,3,26 기록(46인은 돌아오지 못했다) 2 기록 2014.10.23 499
9288 대한민국 난리 났는데 여기서는 모두들 띵가띵가 하고 있다 2 김균 2014.10.23 524
» "박 대통령, '위로한다' 한 마디 해줬다면…" 인터뷰] 판교 사고 유가족 대표 한재창 씨 3 판교 2014.10.23 563
9286 수건돌리기님에게...<스포츠>는 어리석은 것입니다 9 예언 2014.10.23 558
9285 예언님,삼육대학 교내에 있는 볼링장은 어쩌지요? 5 볼링장 2014.10.23 622
9284 예언님, 연극에 대한 예언의 신 의 오해도 풀어 주세요. 4 연극 2014.10.22 492
9283 <자전거, 두끼식사, 시골생활>에 대한 예언의 신의 오해를 풀어드릴께요 3 예언 2014.10.22 625
9282 철새-선거철에 즈음하여 떠오르는 이야기 4 am 2014.10.22 443
9281 우리는 하나에서 간절히 성도님들의 도움을 구합니다. file 임성근 2014.10.22 536
9280 분단의 내재화와 '대통령 김대중'의 등장 4 배달원 2014.10.22 486
9279 가나안에 들어간 날자는 아빕월15일이 아니군요. 24 정월십일 2014.10.22 507
9278 <볼링장>,<오페라>,<연극>,<극장>...출입해야 합니다. 13 쏴버려 2014.10.22 907
9277 <볼링장>,<오페라>,<연극>,<극장>...출입금지해야 합니다 8 예언 2014.10.22 897
9276 재림때, 예수님이 어떤 한 사람의 품성도 변화시키지 않으십니다 1 예언 2014.10.22 442
9275 조나단의 심장병 수술을 위하여 여러분의 서명이 필요합니다.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4.10.22 430
9274 아직도 우리에게는 - 희망 - 이라는 언덕이 남아있습니다. 2 박 진묵 2014.10.22 520
9273 =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2014년 10월 22일) 세돌이 2014.10.22 486
9272 믿음 단상 6 fallbaram 2014.10.22 537
9271 제6회 자선음악회 서북미 여성선교회 2014.10.22 481
9270 누가 믿음이 있는 사람인가 (퍼온글) 4 열린마음 2014.10.22 520
9269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유하신 예수님과 호 6:2 김운혁 2014.10.22 465
9268 변화산의 예수님과 재림 "엿새후" 김운혁 2014.10.22 468
9267 100% 예언 적중 - "예수님은 오늘 아니면 내일 재림하신다!" 5 계명을 2014.10.22 562
9266 170년 전의 UB 통신 1 file 김주영 2014.10.22 630
9265 fallbaram님, 저 아래 올리신 "쿠데타" 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2 fallbaram 2014.10.22 451
9264 중국어 성경 번역 오류와 한글성경의 번역 오류의 관계 김운혁 2014.10.22 584
9263 사이비신앙은 한 사람의 소셜펑션을 망가뜨린다. 여기 누구처럼. 소셜펑션 2014.10.22 515
9262 '온 가족이 정몽준 안티'라고 트위터 올리면 후보자비방죄? 무리수 2014.10.22 529
9261 국정원 직원 '채동욱 전 총장 뒷조사' 시인 암흑시대 2014.10.22 514
9260 주 례 사 11 김균 2014.10.22 573
9259 fallbaram님, 저 아래 올리신 "쿠데타" 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2 김원일 2014.10.21 646
9258 다니엘의 “칠십 주”는 언제 시작되는가? 18 칠십주 2014.10.21 679
9257 오늘 미주 한인 목회자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전문. 4 김운혁 2014.10.21 562
9256 김운혁님 잠언7:19-20 말인데요.... 24 에스겔 2014.10.21 474
9255 김운혁님 2030년 4월 18일 재림에 대하여 20 에스겔 2014.10.21 591
9254 농장주와 농부들 1 하주민 2014.10.21 429
9253 난세에 참그리스도인은 어디 있는가? 13 에스겔 2014.10.21 510
9252 넌씨눈 김운혁님 12 넌씨눈 2014.10.21 759
9251 김운혁님의 2030년 4월 18일 예수재림 믿음을 존중하자.. 34 김 성 진 2014.10.21 881
9250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 9 김운혁 2014.10.21 637
9249 "약자 사랑? 듣기는 좋은데 하기는 정말 어렵네요" [인터뷰] 20년 넘도록 이주민을 섬겨 온,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한국염 목사 좋은사람들 2014.10.21 544
9248 라오디게아 교회를 위한 안약 =확실한 처방약 4 김운혁 2014.10.21 526
9247 BEST Curve Freekicks 2 천국의축구 2014.10.21 561
9246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 “한글 PC버전도 곧 만들 것” 이런현실 2014.10.21 588
9245 대학을 안가는 것이 더 좋은 경우 예언 2014.10.21 485
9244 "<전라도닷컴> 해킹한 일베, 대부분 학생... 착잡하다" 경상도 2014.10.21 932
9243 현대 기별 1 김운혁 2014.10.21 549
9242 그 동안 고마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7 000 2014.10.20 782
9241 성서예언연구 부흥대성회? 아 옛날이여~~~ 2 옛날이여 2014.10.20 592
9240 연락하고 싶으면 전보쳐 , 대자보 2014.10.20 515
9239 적십자사 낙하산과 국격 닭친구 2014.10.20 458
9238 나이 때문에, 명언 2014.10.20 464
9237 안타깝다. 삼육대학에 등장한 친北左파( 멸망 길에서 돌아서시길 바라며 글 올림 ) 수정 추가 19 대한사쿠라 2014.10.20 791
9236 김균님. 삭제 6 설훈이 2014.10.20 664
9235 할레와 행위에 대해서 올립니다 2 하주민 2014.10.20 533
9234 삭제 당하기 싫으면 12 김균 2014.10.20 562
9233 뿔났다/경향신문에서 1 김균 2014.10.20 550
9232 나의 진리 그리고 그대의 진리가 다르다면 그건 진리가 아닐세 6 김균 2014.10.20 524
9231 다니엘 9장 27절 " 이레의 절반" 사중 적용(영문) 김운혁 2014.10.20 563
9230 요나의 표적 4중 적용 (영문판) file 김운혁 2014.10.20 494
9229 <커피>나 <차>를 대접받을 때, 올바른 대처방법 예언 2014.10.20 987
9228 줄리언 어산지, “검열하는 자야말로 나약한 자” 검열 욕망 2014.10.20 591
9227 텔레그램 앱 구글 다운로드 닷새간 1위…사이버 망명 `눈덩이` 사이버 망명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 1 왜이런일이 2014.10.20 568
9226 떡볶이집도 아는 걸 교회는 왜 모를까 똑순이 2014.10.20 692
Board Pagination Prev 1 ...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