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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1 / 성령강림절 스물두 번째 주일

 

스스로 묶이다 2

아브라함 이야기 5

창세기 15:1-21

 

곽건용 목사

 

허무한 인간관계?

 

어제 교회 사무실에서 설교를 준비하는데 누가 와서 문을 똑똑 두드렸습니다. 대부분 토요일에는 아무도 교회에 오지 않기 때문에 조용해서 설교 준비하기가 좋은데 의외였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미국교회에서 예배 올갠 연주를 하는 분이었습니다. 그녀는 오늘 날짜로 교회 올갠 연주자 직을 그만둔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교회 예배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졌고 올갠 음악의 비중이 현저하게 낮아져서 올갠 연주자 직을 그만 두려고 한다는 얘기를 전부터 해왔으므로 그녀의 얘기를 듣고 크게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드디어 결심을 했구나.....’ 정도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그 다음에 한 얘기에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올갠 연주자 직을 그만두라고 이메일로 통보를 받았는데 그것도 금주 토요일까지 짐을 싸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저는 “교인들에게 인사도 안 하고 그만두는 것인가?”라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 1-2년 동안 미국교회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교인들 변동도 있었고 그만 둔 직원도 있었습니다. 이 분도 이런 변화 때문에 그만 두게 된 것이지요.

 

제가 놀란 것은, 무려 18년 동안 예배 음악을 담당해온 사람을 교인들과 작별인사 나눌 시간도 안 주고 그만두게 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씀하지만 저는 미국교회의 구체적인 사정은 모릅니다. 다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람과 교회 사이에 맺어져서 18년 동안 지속된 관계가 작별 인사 나눌 시간도 없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긴 이것이 특별한 경우는 아닙니다. 우리네 사는 세상에서 맺어지는 수많은 인간관계들이, 이보다 더 ‘인간적’으로 맺어진 관계조차 속절없이 끊어지곤 하니 말입니다.

 

 

누가 누구를 의롭다고 여겼을까?

 

야훼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두 가지를 약속했습니다. 하나는 자손이 많아지리라는 약속이었고 다른 하나는 가나안 땅을 그에게 주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 약속 중 아무 것도 성취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브라함 부부는 이미 가임 기간을 훨씬 넘겼으니 자식 볼 가능성이 거의 없었고 땅에 대한 약속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가나안 땅에서 살고는 있지만 그 땅이 그의 후손의 소유가 될 가능성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자식이 없어서 종의 자식을 상속자로 삼아야 할 상황에 놓인 아브라함에게 야훼께서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그 아이는 너의 상속자가 아니다. 너의 몸에서 태어날 아들이 너의 상속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야훼께서는 아브라함을 데리고 바깥으로 나가서 하늘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하늘을 쳐다보아라, 네가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 보아라. 너의 자손이 저 별처럼 많아질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주일에 얘기했습니다. 하늘에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별 얘기를 단순히 숫자에 대한 얘기로, 곧 그의 자손이 셀 수 없이 불어나리라는 얘기로만 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좁디좁은 우물 안에서 하늘을 쳐다보면서 하늘이 우물 크기라고 생각하는 제한된 시야에 갇혀 있지 말고 광활한 하늘과 거기 매달려 있는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면서 시야를 넓히라는 얘기로, 곧 ‘깨달음’에 관한 얘기로 읽어볼 수도 있겠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6절은 개신교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구절입니다. “아브람이 야훼를 믿으니 야훼께서는 아브람의 그런 믿음을 의로 여기셨다.” 이 구절은 사도 바울에 의해서, 그리고 종교개혁자 루터에 의해서 중요하게 인용됨으로써 유명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구절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그리스도교와 유대교 사이에 아직도 논란이 있습니다. 이런 얘기입니다.

 

우리말 성서는 예외 없이 “아브람이 야훼를 믿으니 야훼께서는 아브람의 그런 믿음을 의로 여기셨다.”라고 번역했습니다. 번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뜻은 같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은 ‘번역’(translation)이 아니라 ‘해석’(interpretation)에 더 가깝습니다. 글자 그대로 옮긴 게 아니라 번역자의 생각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반해서 영어성서는 히브리 원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And he believed YHWH; and he reckoned it to him as righteousness.” 이 문장에는 ‘he’라는 인칭대명사가 세 번(두 번은 주격으로, 한 번은 목적격으로) 등장하고 비인칭대명사 ‘it’가 한 번 등장합니다. 문장 맨 앞에 나오는 ‘he’는 목적어가 ‘야훼’이므로 아브라함을 가리킬 수밖에 없습니다. 등장인물이 야훼와 아브라함 단 둘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다음에 나오는 ‘he’는 문법적으로 야훼와 아브라함 중 어느 쪽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어도 됩니다. 그러니까 “야훼는 그것을 자신(또는 아브라함)에게 의로 여겼다.”로 번역하는 것도 가능하고 “아브라함은 그것을 자신(또는 야훼)에게 의로 여겼다.”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비인칭대명사 ‘it’를 어떻게 해석할지도 문제입니다. 우리말 성서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가리킨다고 번역했는데 그것은 명백히 의역입니다. 문법적으로 더 그럴듯한 번역은 앞 문장 전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겁니다. 곧 ‘아브라함이 야훼를 믿었다는 사실’을 의롭다고(또는 옳다고) 여겼다고 말입니다. 또는 그 앞에 나오는 뭔가를 받는 말로 볼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아브라함의 자손이 하늘의 별들처럼 많아질 것이라는 야훼의 약속을 가리키는 말로 볼 수도 있습니다.

 

개신교는 우리말 성서대로 “야훼께서는 아브람의 그런 믿음을 의로 여기셨다.”라고 이해했고 유대교는 “아브라함은 그것(자손이 별같이 많아진다는 야훼의 약속)을 그에게 옳다고 여겼다.”라고 이해합니다. 곧 유대교는 야훼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늘의 별들을 보여주고 그의 후손이 그만큼 많아지리라고 하신 말씀을 아브라함이 옳게 여겼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씀입니다. 어느 한편이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문법적으로나 의미로나 둘 다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개신교는 개신교 신학에 따라서 이해했고 유대교는 유대교 신학에 따라서 달리 이해했을 뿐입니다.

 

 

자유를 버리고 스스로 묶이는 편을 택하다

 

그 다음에 야훼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야훼이다. 너에게 이 땅을 주어서 너의 소유가 되게 하려고 너를 갈대아 우르에서 이끌어 내었다.” 이 문장에서 야훼가 아브라함을 불러낸 목적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것은 가나안 땅을 그에게 주기 위함이란 것입니다. 이 ‘가나안 땅’을 어떻게 읽고 이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두 주일 전에 얘기했으니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가나안 안의 하나님’과 ‘하나님 안의 가나안’ 얘기를 기억할 것입니다.

 

이 말씀을 듣고 아브라함이 야훼께 물었습니다. “야훼 나의 하나님, 우리가 그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을 제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앞에서 야훼가 자손을 약속했을 때는 아브라함이 보증이나 징표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를 바깥으로 데리고 나아서 하늘의 별들을 보여주신 분은 야훼였습니다. 왜 그는 보증을 달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자손이 많아지는 것은 아예 실현불가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징표를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자식은 아예 포기했지만 땅은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일까요? 자식보다 땅이 더 좋았을까요? 어쨌든 그는 땅에 대해서는 확실한 보증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야훼는 아브라함에게 제물로 바칠 짐승들을 가져오라고 말씀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삼 년 된 암송아지 한 마리와 삼 년 된 암염소 한 마리, 삼 년 된 숫양 한 마리와 산비둘기 한 마리와 집비둘기 한 마리씩을 가져와서 몸통 가운데를 쪼개서 서로 마주보게 차려 놓았습니다. 학자들은 창세기 15장이 창세기 가운데 가장 오래 된 본문이라고 추측하는 근거는 이 부분 때문입니다. 제물 바치는 방법이 상당히 원시적이고 엽기적이지 않습니까. 짐승들을 둘로 쪼개서 가운데 사람 지나갈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로 마주보게 놓아두는 게 얼마나 징그럽고 엽기적입니까. 짐승들 주변에는 피로 흥건했을 것입니다. 여름만 되면 개봉되는 납량특집 괴기영화 같이 말입니다.

해가 질 무렵이 되어 아브라함이 잠들었을 때 깊은 어둠과 공포가 그를 짓눌렀다고 했습니다. 그는 말하자면 가위에 눌린 겁니다. 이때 야훼가 아브라함에게 그의 후손이 400년 동안 남의 땅에서 종살이 할 거라고 말씀하셨다는데 오늘 설교 주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니 생략하겠습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짙게 깔리니 연기 나는 화덕과 타오르는 횃불이 갑자기 나타나서 쪼개 놓은 희생제물 사이로 지나갔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어둠은 야훼가 나타난 것을 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고 ‘연기 나는 화덕’과 ‘타오르는 횃불’은 야훼가 친히 나타났음을 상징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니 야훼께서 친히 아브라함이 놓아둔 짐승들 사이를 지나가셨던 것입니다.

 

이 얘기는 야훼가 사람에게 나타난 다양한 얘기들 중에서 가장 엽기적인 얘기일 것입니다. 보통은 야훼가 이런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둘로 쪼개져서 피를 뚝뚝 흘리는 짐승들 사이를 걸어지나가는 식으로는 아니란 얘기입니다. 그래서 궁금한 점은, 왜 이렇게 엽기적인 모습으로 나타나셨는가 하는 점입니다.

 

본문은 야훼와 아브라함이 언약을 맺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거기서 짐승을 둘로 쪼개서 가운데 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고 서로 마주보게 놓은 것은 언약 당사자 중 어느 편이라도 언약을 어길 경우에는 쪼개진 짐승처럼 될 것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그 약속을 그냥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눈앞에서 짐승을 죽여서 반을 갈라놓고 했던 것입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가운데 말입니다. 사실 이런 관습은 고대 중동지역에서 그리 낯설지는 않습니다. 큰 나라와 작은 나라가 조약을 맺을 때도 그들이 믿는 신들 앞에서 비슷한 예식을 행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의 주인공이 야훼라니까 받는 느낌이 다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언약에 대한 얘기를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언약의 하위 당사자인 아브라함이 상위 당사자인 야훼의 계명대로 살겠다는 맹세를 지키지 않으면 쪼개진 짐승 신세가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본문을 절반만 읽은 것입니다. 언약의 상위 당사자인 야훼의 경우는 어떻게 됩니까? 만일 야훼가 맹세를 어긴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우리는 아직까지 야훼가 맹세를 어기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는 가정을 갖고 언약관계가 어떤 것인가를 이해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 본문의 성격을 잘 생각해보십시오. 이 본문은 가나안 땅을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주겠다는 야훼의 약속에 대해 아브라함이 보증을 요청해서 벌어진 일, 곧 양자가 언약을 맺는 일을 설명하는 글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브라함의 신실함이 아닙니다. 야훼 하나님의 신실함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땅을 주겠다는 약속에는 아브라함이 지켜야 할 의무가 붙어있지 않습니다. 아브라함이 땅을 달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약속이 지켜지느냐 지켜지지 않느냐는 오로지 야훼의 신실함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맹세를 어겼을 때 쪼개진 짐승 신세가 될 쪽은 아브라함이 아니라 야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6절을 유대교가 읽는 식으로 읽는 것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뭔가를 약속하고 맹세하는 것은 스스로를 구속하는 일입니다. 자신을 묶는 일이란 얘기입니다. 약속하지 않았더라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약속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니 약속을 하거나 언약을 맺는 것은 스스로를 약속에 묶는 것입니다. 구약성서에서 언약은 ‘맹세를 동반한 관계 맺기’를 가리킵니다. 따라서 야훼와 노아가, 야훼와 아브라함이, 모세를 중재자로 해서 야훼와 이스라엘이, 야훼와 다윗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약에 와서 야훼와 새 이스라엘인 교회가 언약을 맺었다는 말은 어느 한쪽이 아니라 언약의 당사자인 양쪽 모두가 그 관계에 자신을 묶어서 스스로를 구속했다는 뜻입니다. 창세기 15장은 야훼가 이와 같은 언약관계를 깨뜨린다면 쪼개진 짐승 신세가 될 것임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제부터 야훼와 아브라함은 운명공동체가 됐습니다. 어딜 가든 함께 가야 하는 동반자가 됐습니다.

 

흔히 ‘하나님’ 하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요? ? 권능? 무한한 지식? 전지전능? 무소부재? 주권? 다 맞습니다.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을 갖고 계신 분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뭘까요? 이 모든 것 밑바닥에 있는 것이 뭘까요? 저는 그것이 야훼의 ‘절대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야훼가 절대 자유하지 않으면 힘도 권능도 지식도 다 의미가 없습니다. 야훼가 어딘가에 매여 있다면, 그 큰 권능을 자유롭게 쓸 수 없다면 그게 무슨 하나님입니까. 그래서 무엇에도 거리끼지 않고 무엇에도 속박되지 않는 절대 자유하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절대자유한 야훼가 언약관계에 스스로를 묶었습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맹세를 아브라함에게 함으로써 자신을 부자유한 상태에 몰아넣은 겁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야훼는 모든 걸 당신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맹세한 게 있으니 그것을 어기지 못하고 그러니 그분은 절대 자유가 아닙니다. 아브라함이 맺어달라고 애걸한 것도 아닙니다. 야웨 자신이 주도적으로 맺은 언약이니 그걸 먼저 깨뜨릴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쪼개진 짐승 꼴이 될 텐데요.

 

구약성서에서 야훼에 대한 생각이 시작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절대자유’인 야훼가 당신 백성과의 언약관계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어서 스스로 묶인 상태에 놓인 지점이 바로 구약성서가 하나님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출발점인 것입니다. 창조 이야기는 이 얘기를 좀더 넓은 범위로 확대한 버전(version)입니다.

 

오래 전에 봐서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닉 놀티와 에디 머피가 나오는 <48시간>이란 영화가 있었습니다. 에디 머피는 범죄자이고 닉 놀티는 경찰인데 둘이 힘을 합해서 더 큰 범죄자를 잡는 얘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둘이 힘을 합치기 전에는 하나의 수갑을 한 사람은 오른손에 다른 사람은 왼손에 같이 차고 다니지요. 물론 범인을 잡으려고 나중에 풀지만 말입니다. 야훼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언약관계에 들어간 것은 이렇게 둘이 하나의 수갑을 차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야훼는 당신의 맹세가 믿을만함을 보여주시려고 쪼갠 짐승 가운데를 걸어갔습니다. “이래도 못 믿겠니?”라고 말하듯 말입니다. 물론 언약관계에 야훼가 묶였다는 생각에는 위험한 구석이 있습니다. 사람이 야훼를 맘대로 휘두를 가능성 말입니다. 어차피 손이 묶여 있으니 한편이 흔들면 다른 편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야훼와 언약관계에 놓인 사람이게도 요구되는 게 있고 맹세해야 할 게 있습니다. 그걸 지키느냐 여기느냐는 사람 편의 양심과 믿음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훼는 언약의 상대방에게 그걸 기대하고 요구하십니다.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는 건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아직까지 한 아브라함 얘기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야훼는 아브라함을 불러서 알지도 못하는 땅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아브라함에게도 고향을 떠날만한 강한 열망과 희망이 있었을 것입니다. 무려 9백마일 길을 걸어서 당도한 가나안 땅,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젖과 꿀이 아니라 기근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할 수 없이 이집트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거기서 아브라함은 믿음을 시험받습니다. 그는 자기가 살려고 아내를 누이라고 속였습니다. 그는 시험에는 실패했지만 점점 하나님의 약속의 담지자로 성장해나갔습니다. 조카 롯과의 사이에서 벌어질 뻔했던 갈들을 포용과 아량으로 풀었던 것은 그가 그만큼 변하고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나서 오늘 본문의 사건을 겪었습니다. 이쯤에서 야훼도 당신이 얼마만큼 아브라함에게 몰입해 있는가를 보여줄 때가 된 것입니다. 야훼는 자신의 절대자유를 포기했고 스스로를 아브라함과의 언약에 묶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브라함의 신앙여정에는 어떤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아브라함 이야기는 다음 주일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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