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인 나는 살아가면서 욕을 그리 노골적으로 해 본 적도, 들어 본 적도 그리 많지 않은데
지난 한 달 동안 평생 들어 본 욕보다 더 많은 욕을 읽어 보았다.
그리고 그 욕에 힘껏 “좋아요”를 눌렀다.
SNS에서 모두가 분노의 욕을 발산한다.
평온한 21세기 어느 날 300여명의 무고한 생명이 눈 앞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TV로 생중계하는 가운데
한 달 동안 모두가 차디찬 주검으로 떠오르는 비통함과 무능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은
그 어떤 고문보다 더 지독한 고문이고 참을성이 요구된다.
이럴 때는 사실 SNS에서 우리끼리 욕이라도 하지 앉으면 아마 다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
꿈 많고 순진한 2백여 명의 고등학교 2학년, 17살 학생들이 그 절박한 침몰하는 배 안에서도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방송을 믿고 조용히 “네~"라고 대답하며 기다리다 죽는 모습을
우리는 중계방송을 보며 ‘가만히 있어야’ 했다.
300여 명을 한 명도 못 구하고 다 수장시킨 무능하고 무책임한 그들이
이번에는 또 유가족과 국민을 향해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가만히 있으라“한다.
묻고 따지면 종북 좌파 빨갱이라 한다.
그러나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다 죽는다는 것을 배웠다.
무엇이라도 해야 된다.
차디차게 떠오른 어린 주검의 손가락들이 부러져 있었다는 기사는
차마 읽을 수가 없을 정도로 부모와 국민들의 가슴을 날카롭게 비수로 찌른다.
부패한 권력과 기업에 침묵한 처참한 복수 인가.
그리고 속속 떠오르는 어린 아들 딸들이 고통 중에 죽으면서까지 부모 품에 돌아가기 위해
손에 끝까지 학생증을 붙잡고 있었다는 대목에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가 폭발한다.
지연과 학연 또는 이데올로기의 편견으로 불의한 공권력의 남용과 부정을 눈 감은 댓가치고는 너무나 가혹하다.
아, 그리고 나를 잠 못 들게하고 눈 감으면 생각나는 것은
그 가여운 학생들의 품에는 아마 자신들의 마지막 말과 모습이 들어 있을
핸드폰을 비닐에 꼭 싸서 가족들에게 남기기 위해 가슴에 품고 떠난 모습이다...
그런데 말이다.
그 것마저 저들은 가져다가 저들에게 불리한 자료를 지웠다한다.
이쯤에서는 분노가 살기를 띠고 다시 무력감에 치를 떨게 된다. 이제는 눈물도 마른다.
“무슨 말이든 해야겠는데 도무지 어떤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날도 꽃들은 피고,
금붕어는 헤엄을 치고,
아이들은 구구단을 외우고,
원어민 강사는 홍대 앞을 거닐고,
국회의원은 이발소에서 전화를 하고,
군인은 행군을 하고,
옛날 애인은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고,
전직 대통령은 골프장에서 팔을 휘두르고,
세무서는 세금을 걷고,
나는 낮술에 취해 강의실로 갈 거신가.
시바, 아아, 시바,
합동 분향소가 철마다 서는 나라를 또 살아야 한다.” 류근
우리는 죽을 만큼 슬프다.
그러나 슬퍼만하고 있으면 안 된다.
무언가해서 변화 시켜야한다.
다시는 “가만히 있으라”는 거짓에 속으면 안 된다.
그러면 300여 어린 생명이, 죽음이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떠한 부정과 편법을 써서라도 권력만 잡고 돈만 벌면 된다는
저 탐욕에 가득 찬 부패한 재벌들과 불의한 권력자들
그리고 그들에 빌붙어 침묵하고 아부하는 부패한 종교인들과 언론인들을
더 이상 용납하면 다음번 세월호의 희생자는 나와 우리의 자녀들이 될 것이다.
“혼자 저항을 하면 몰매를 맞지만, 같이 저항을 하면 잔매를 맞고,
모두 저항하면 때리던 자가 몰매를 맞는다.
그러나 저항하지 않으면 맞는게 습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침묵해야 할 때 분노하는 것은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다.
분노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용기를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다.
저항해야 할 때 침묵하면 굴종은 습관이 된다.“ 법정스님
두 눈을 부릅뜨고 선거 부정에 눈을 감지 말자.
기득권자들의 이익을 위해 약자들의 희생을 더 이상 묵과하지 말자.
약자들과 타인의 안위과 구원을 등한시하는 이기적인 일부 거짓 종교인들에 더 이상 속지말자.
사람들아 부릅뜨라.
이제는 분노해야 할 때이다.
이제는 말을 해야 할 때이다.
정당한 말을 못하게하는 박정희 유신 독재 시절에 해바라기의 이주호가 만든 "어서 말을해"
이 노래의 주제가 "민주"인데 유신 독재에 할 수 없이 '사랑'으로 대처해서 노래했다.
"너는 바보야, 왜 자꾸 말을 못하면... 떠나 가버려"
"어서 말을 해, 어서 말을 해..."
밟히면 뭉그러지는 무지랭이같은 민초에 불과한
저도 눈을 브릅떠보고 한표라도 던지러 투표장에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